루미네스 온라인

출퇴근 시간에 하고 있는 세계수의미궁2를 제외하고 집에만 오면 요즘들어 집중적으로 달리고 있는 게임이 있는데
바로 4월 13일까지 2차 CBT를 진행하고 있는 루미네스 온라인입니다..

루미네스라는 PSP로 처음 나왔던 퍼즐 게임(나중에 여러 기종으로 이식되었습니다만)을 넷마블이 PC 온라인화시킨 게임이지요.
그 루미네스 온라인을 플레이하면서 떠오른 생각들을 주절거려봅니다.


테트리스의 후계자를 찾아서

이른바 돈에 환장한 어른들의 사정(이라는 중2병스러운 멘트를 적어본다)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테트리스 서비스를 중지한 넷마블 입장에서는 테트리스의 빈 자리를 메꿔줄만한 괜찮은 퍼즐 게임이 필요했을겁니다. 물론 테트리스 게임 특성상, 돈은 그다지 많이 벌어주지 않았겠지만서도. 다행히 한게임과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이유로 중지한(걸로 알고 있는데) 덕분에 한게임 테트리스 쪽에 기존 테트리스 유저들이 죄다 쏠려버리거나 하는 일은 없었기 때문에 점유율 면에선 다행스러운 일이었겠지만.

여튼 테트리스는 그야말로 고전적인 게임지만, 게임을 해본 사람 치고 테트리스의 룰을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되던가요.
오디션이나 카트라이더가 없던 시절, 그저 PC방은 스타크래프트나 하러 가던 시절이었던 그 때에도 남친 여친이 서로 데이트하면서 돈은 없고 그럴 때, 그냥 PC방 들어가서 익숙하지 않아도 함께 즐기기 가장 좋은 게임이 바로 테트리스였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커플끼리 팀 먹고서 일부러 챗창에 자갸자갸 거리면서 환상의 콤비 플레이로 상대방의 분노 게이지를 쌓게 하는 것도 나름 커플들의 재미있는 소일 데이트거리 중 하나였습니다.
그렇지만 테트리스는 사라졌고, 간만에 PC방에 찾아간 커플이 어라 넷마블에 테트리스가 없어!! 라고 하며 테트리스를 대체할만한 게임으로 한 자리에 같이 붙어 앉아 틀린그림찾기(..)를 함으로써 주변 자리들에 앉은 와우 폐인들의 마음을 심란하게 만드는 명장면을 보게 되면 테트리스의 빈자리를 채워줄 어떤 게임의 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곤 합니다.
라는 이유는 농담이고-_-;;;...


후계자의 조건?

개인적으로는 경쟁 요소가 담겨져 있는 퍼즐 게임이라면, 그리고 포스트 테트리스를 논하는 게임이라면, 테트리스에서 낙하하는 블록을 빨리 정확히 조작해 배치하는 것이 관건이었던 것처럼, 그런 종류의 액션성이 있을 필요가 있겠죠. 자신이 잘한만큼 자신이 득을 봐야 하는 것.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니 그런 종류의 요소 역시 이 쪽에 포함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와중에서도 플레이 상의 역전의 여지가 있어서, 저 사람은 도저히 이길 수 없다는 생각보다는, 이거 잘 하면 이길 수 있겠는데 하는 요소 역시 들어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테트리스의 경우에는 아이템 전으로 플레이어간의 격차를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었던 것 같구요.

그러고보니 넘사벽 이야기하니 생각나는 퍼즐 게임이 있네요. 바로 뿌요뿌요. 뿌요뿌요 역시 PC 온라인 게임으로 개발되었고 적지 않은 인기를 끄는 것 같아보였지만, 극복할 수 없는 고수와 하수의 차이가 너무나 분명했던지라 고수만 남아 있다가 닫히는, 그런 종류의 비운의 게임이 되어버렸지요. 나는 이제 뿌요 하나 내려놓는데 화면을 가득 채우는 공격이 들어오면 나는 어쩌라는 겅미. 블록 낙하형 퍼즐 게임을 좋아하는 저...에게도, 뿌요뿌요를 그리 못하는 편은 아니었던 저, 에게도 슬프디 슬픈 트라우마로 남아있습니다.

어쨌든 굳이 저런 요소가 아니더라도 최대 플레이어 인원이라든지 기술적 부분이라든지 그런저런 이유로, 비교적 최근에 나온 퍼즐 게임들 중에는 온라인화 하기 괜찮은 오리지널 액션/블록 낙하형 퍼즐 게임이 얼마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나마 일본의 Q ENTERTAINMENT에서 내놓은 메테오스와 루미네스가 그중 돋보였던 것 같습니다.


메테오스

Q ENTERTAINMENT 입장에서는 루미네스보다는 메테오스에 더 애정을 갖고 있었던 같습니다. 일본 자국 내에서의 인기도 루미네스보다는 메테오스 쪽이 월등했던 것으로 알고 있고 말이죠. 또 메테오스가 애시당초 행성간의 전쟁 개념을 깔고 시작했던 배틀 퍼즐의 느낌이었고, 반대로 루미네ㅡ는 그저 난이도를 올려가며 배경 음악과 스킨만 바꿔가는 종류였던지라 성격상 온라인화 하기에도 그다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겠지요.
아무튼 그렇게 해서 Q ENTERTAINMENT는 당연하게도 메테오스 온라인을 개발하게 됩니다.
메테오스 온라인은 아마 2006년 말에 DS판의 인기에 힘입어 Q ENTERTAINMENT에서 만들어 NHN Japan이 일본 한게임에서 서비스했습니다. 메테오스의 룰 같은 부분에 대한 설명은 생략합니다만, 아무튼 DS판에서 굉장히 호평을 받았고 마니아도 적지 않은 퍼즐 게임이었기 때문에 대박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인기는 유지할 거라 모두가 믿고 있었습니다.
그렇긴 한데, 메테오스의 디자인을 맡고 계셨던 桜井政博 님이 메테오스 온라인에 참여하지 않으셔서 였는지, 메테오스와는 룰이 조금 달라진 형태의 게임이 되어버렸습니다. 게임 시스템의 밸런스라든가(이른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조금 무리한 현금 아이템 구매 정책 같은 것들이라든가, 어쩐지 메테오스 세계관에 어울리지 않는 아바타들이라든가. 그리고 역시나 마니아 지향적인 느낌이 풍기는 게임 디자인이라든가.
어쨌든 일본 한게임에서 서비스했기 때문에 잘되면 한국 한게임에서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결과는 그리 재미없었던 모양입니다. 적지 않았던 인기를 누렸음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럽지 못했던 메테오스 온라인의 실적은, 아무래도 한게임이 일부러 한국에서 서비스하기 위해 비용을 댈 이유가 없었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들어지는 루미네스 온라인

루미네스 온라인의 개발 소식을 접해듣고 가장 놀란 것은, 음원이나 툴 같은 리소스 부분만 넘겨받고, 개발 자체는 Q ENTERTAINMENT에서 하는 것이 아닌, 넷마블에서 직접 한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솔직히 이 소식 자체만으로는 우와 루미네스 직접 만든다고?! CJ 진짜 짱이다,
라고는 말할 수... 는 없었던게, ... .. 넵 이스온라인. ㄳ ( -_-)

루미네스가 갖고 있는 특유의 분위기를 넷마블이 자체 개발(..)을 하면서도 그대로 옮겨올 수 있을까?
설마, 그 이스온라인의 넷마블이...?
그런데, 루미빠로서ㅠㅠ 결과는 기쁘게도 만족할만 했습니다.


[ 비주얼 ]

루미네스가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를 잘 만난 것 같다. 내지는 루미네스 빠를 만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훌륭한 퀄리티입니다. 미려한 유리빛의 UI는 처음보면 신선하고 굉장히 비주얼을 중시하는 게임임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렇긴 한데, 배경음악과 함께 오래 보고 듣기에는 좀 질리는 감이 있더군요. 뭐 이런 정도는 정기적으로 리뉴얼하면서 교체해주면 훌륭할 듯.
(기왕 쓰는 김에 어차피 키보드가 메인인 게임인데 메인 인터페이스에서도 키보드만으로도 이것저것 할 수 있는 핫키 정도는 몇개 갖춰놓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이라는 첨언도 적어보자)

게다가 게다가 게임중 BGA에는 PSP/XBOX LIVE판의 동영상 무비를 그대로 우겨넣은듯한 보통의 퍼즐 게임 답지 않은 무시무시한 퀄리티와 게임 용량을 내뿜고 있습니다.
이것도 어느 정도 기획자 내지의 프로그래머의 '이 게임은 동영상 무비가 생명이야,' 내지는 '하악하악 기왕 내가 만드는 게임인데 브리즈에서 춤추는 루미쨩을 보고 싶다능,' 같은 종류의 루미네스에 대한 분명한 이해와 ㅂㅌ적인 집착과 고집이 있어야 가능한 부분이 아닌가 싶네요. (무슨 소리야)
여튼 좋은 의미에서의 칭찬입니다.


[ 게임 룰 ]

기존 루미네스에 들어있던 듀얼 모드 이상의 배틀 모드는 깊이 생각하지 못했던 입장에서 새로 추가된 루미네스 온라인의 배틀 모드들도 무난하다는 느낌입니다. 그저 최대한 늦게 죽는 것이 목표인 서바이벌/아이템전 모드, 빨리 지정된 점수에 달성하는 것이 목표인 듀얼 모드. 

* 게임 영상 쪽은 제가 좀 캡쳐 좀 했으면 좋았겠지만 여건이 안되어 mud4u 쪽에 링크를 걸어둡니다.
   http://gametv.mud4u.com/gametv/view.html?pos=3185


[ 음악 스킨 ]

루미네스는 테트리스의 빈자리를 채우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3월 말에 서비스가 종료되어 버린 DJ MAX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라고 하면 오버라고 읽힐런지도 모르지만, 루미네스 서비스 결정이 내려졌을 때부터, 그리고 데모샷에 윤하 누님의 혜성이 스킨 리스트 한구석에 당당하게 등재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구라 컨셉샷이었어염 이라고 하심 뭐 할 말 없지만), 단순한 테트리스 대체물이 아닌 음악 게임으로서의 포지션 역시 생각하고 있지 않나 하는 추측도 해보게 됩니다. 2차 CBT부터는 스킨들을 개별 다운로드하게끔 하도록 한 것만 봐도(참 잘했어요^^) DJ MAX 때의 향기가 물씬 풍겼구 말이지요. 게다가 루미네스 시절의 곡들 뿐만 아니라 넷마블 자체 신곡들 역시 점차 추가될 모양입니다. 이번에 추가된 케빈군님 곡이라든지. -.-)

2차 CBT니까 당연히 활성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2차 CBT부터 노골적으로 등장한 프리미엄 스킨에 대한 부분...만 봐도 루미네스 온라인이 어떤 형태의 수익 구조를 노리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해줍니다. 글쎄요, 뭐 PC방 유저가 방 만들면 공짜 유저들이 빌붙어 즐기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래도 괜찮은 곡들 만족할만하게 수록된다고 한다면 저 어쩌면 넷마블 캐시 처음으로 지를지 모르겠네요. -.- 여튼 수록되는 곡들의 퀄리티, 기대하겠습니다.
뭐 지금까지는 루미네스 특유의 스킨에 따른 효과음이나 뭐 그런 건 아직까지는 기존 곡들의 가져오기, 여서인지 그냥 무난하다는 느낌 정도.

그런데 서바이벌 모드에서는 자신의 연쇄에 따라 상대방이 블록을 내려놓는 순간 추가 블록이 떨어지는 형식인데, 이 때 블록들이 떨어지는 뚜꾸엉~ 하는 효과음이 굉장히 자극적입니다. 이 효과음들도 각 스킨에 어울리는 효과음으로 배치해주...는 것 까지는 생각이 닿지 않았던 것일까, 여건이 안되었던 것일까. 싶어요.


가볍게 접근하기엔 조금 부담스러운 느낌

어쨌든 기존 팬들 입장에서는 환호할만한 요소들이 가득한, 그리고 신규 유저들도 색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일만한 퍼즐 게임이 될 것임은 어느 누구도 감히 부인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조금 이래저래 불안한 부분도 조금은... 있는데요.

일단 화려한 비주얼 때문인가, 라고는 하지만 일단 게임 해상도를 왜 이렇게 쓸데 없이 크게 잡았는지 솔직히 잘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800x600도 아닌 1024x768도 아닌, 그렇다고 와이드 해상도도 아닌 어쨌든 퍼즐 게임 주제에 HD급(...)인 애매한 변형 해상도. 설마 XBOX LIVE용으로 만들어진 리소스들 넘겨받으면서 사이즈 재변형하고 리터치해주는게 귀찮았던건 아닐까 하는 의혹을 제기하고 싶을 정도.
이건 뭐 이제 와서 어떻게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는 부분일 것 같긴 하네요. 앞으로도 이 괴이한 해상도로 쭉 밀고 나가실테지요. ( ' ')

일반적으로 퍼즐 게임들은 고사양 유저보다는 PC 지식이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닌 중저사양 유저가 많이 잡는다는 것도 고려되었다면 좋았을 것 같죠.
그런데 사양이 되더라도, 프레임이 딱히 안정적이지 못한 편입니다. 음악을 실시간으로 디코딩해서 그런 것일까...
여튼 음악과 화면의 매치를 중시하는 게임이라면 다른 걸 희생해서라도 스캔 라인 같은 부분은 부드럽게 스캔되었으면, 그리고 사용자의 키 입력이 바로바로 반영되는 것이 느껴진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게임 후반부의 1:1 상황이 되었을 때의 블록이 급강하하는 모드(서든 모드라고 해둡시다)에서는 사양이 딸리는 유저가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테트리스는 안이랬는데 테트리스는 안 이랬는데... - .-
픽셀 셰이더로 떡을 칠한건지 그렇게 구리지 않은 사양인데도 그래픽 칩셋에 따라 게임을 아예(!) 즐길 수 없을 정도인 점은 언젠가 개선이 되겠지만 마음이 아픈 부분.
(왜 1차때는 되던 사양에서 2차때는 안되는걸까요, 최적화를 더 한 것 같지도 않던데 말이죠ㅠㅠ)
권장사양 정보 같은 부분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인지라 이런 부분에 대해 투정하는 것은 좀 에러일 수도 있긴 하겠네요.

그리고 이번 2차CBT에서 추가된 오리지널 신곡들은, 기존 루미네스 곡들보다는 무난하지만 어쩐지 루미네스의 곡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종류의 이질감도 적잖게 있는 것 같고 그렇죠. 뭐 나중에 다양한 장르의 곡이 지속적으로 들어가면, 이질감이랄까 보다는 여러 다양한 스타일의 곡들 중 하나로구나 하는 느낌이 되긴 하겠지만, 일단 뭔가 다른 곡들에 비해 음원들이 좀 크게 들리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있습니다. 사운드의 노멀라이즈라든가 같은 부분도 신경 써주셨으면 좋겠어요.


여튼 기대 이상의 퀄리티로 나온 덕분에,
루미네스 온라인은 온라인 게임에 손을 거의 안댄지 1년이 넘은 저로서는 가장 정식 서비스가 기다려지는 온라인 게임이 되었어요. 처음엔 좀 접근하기엔 어려워보이실지 모르겠지만, '어느 선'을 넘어서고 '어느 깨달음'을 얻으면 굉장히 재미있는,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할 수 있는 훌륭한 퍼즐 게임이니 꼭 즐겨보세요.


라고 작성을 했었으나 지금은 어느덧 2차 CBT가 종료된 상태입니다.
글도 정리 안되었고 스크린샷이라든가 이것저것 보강해 적어볼 것이 많았는데 역시 전 이런글 쓰는 체질이 아닌가봅니다. -_-;

by nvu | 2008/04/14 00:35 | 트랙백 | 덧글(8)

리듬 게임 류를 온라인화 하는 것의 의미

따지고 보면 슈팅 게임이나 퍼즐 게임과 같은 다른 부류의 게임에도 이야기할 수 있는, 리듬 게임만 해당되는 문제라고 이야기 할 수 없기는 하지만,
편의상 리듬 게임만 한정해서.
짤방은... 적절한 그림이 없어서 그냥 패스합니다. -_-;


적어도 리듬 게임에 대해서는 BEMANI 시리즈의 총괄 프로듀서의 코멘트에 동의하고 있는데, 리듬 게임은 본질적으로 '상대방을 쓰러뜨리는 게임이 아니라, 자신의 음감이나 반사신경을 연마하는(까지는 거창하지만), 자신과의 싸움을 하는 게임.' 이라는 부분.
즉 음악을 즐긴다는 부분도 물론 플레이 동기가 되겠지만, 전에는 클리어하지 못했던 스테이지인데 조금만 더 하면 클리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라든가, 점수를 이전 플레이보다 몇 점 더 올려보자, 이번엔 아슬아슬한 게이지로 클리어해보자 내지는 평소에 여유 있게 클리어하는 곡이니까 이번엔 양 손 묶고 풋잡 클리어를 해보자, 이번엔노봄노미스로클리어를...?! 과 같은 과정적 즐거움 역시 적지 않은 플레이 동기가 되어준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리듬 게임과 같은 경쟁 게임을 온라인화 하는 것의 의미는 과연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다른 유저들과 실시간으로 경쟁을 하는 게임... 이라는 부분 게임의 목적이 오직 하나로 단순해지게끔 만들기 때문이다.
그 목적이란, 바로 상대방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
'승리'하는 것, 그러니까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게임의 유일한 재미 요소(...라는 표현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마땅히 생각나는 단어가 현 시점에는 없네요-ㅅ-)라면, 그 게임은 승리한 사람에게는 재미있는 게임이었겠지만 패배한 사람에게는, 이른바 리듬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표현인 '양학'당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자기는 그렇잖아도 진 것만으로 열받아 있는데 상대방이 '어휴 이번엔 1미스 나서 점수가 영 아니네' 식으로 주저리고 있으면  재미가 있었을 리가. 다음 판에는 이겨야지, 라는 생각보다는 그저 자신의 실력이 부족한게 원망스럽다는, 어머니 왜 날 이렇게 낳으셨나요 종류의 느낌만 받고 끝난다랄까.

물론 특정한 경우에는 이런 상대방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재미 요소의 한 부분이 되어줄 수도 있다. 이를테면 대전 게임과 같은 경우를 생각해보자. 느긋하게 대전 상대를 기다리며 CPU 대전을 하고 있는데 뜬금 없이 나타나는 도전자가 떴다는 메시지. 그리고 컨트롤하기도 어렵고 쓰러질 때의 비명이 너무나 애처로워 모두가 기피하는 귀여운 여성 캐릭터를 고르는 상대방. 그리고 뭔가 색다른 상대방의 움직임. 아니 이 패턴은 전에 본 적이 없는?! 대전 게임류와 같이 역전의 여지가 적지않거나 승패가 아슬아슬한 상대를 만나게 되는 경우, 승패의 긴장감에서 오는 카타르시스 혹은 뭔가 상대방의 패턴이나 기술을 막는 것을 통해 깨달음을 느끼는 것 내지는 마조히즘(..) 같은 종류가 무심코 코인을 투척하게 만들기 마련이다.

그런데 리듬 게임이나 슈팅 게임과 같은 장르는 조금 문제가 달라지는데, 플레이어의 기본 실력에 게임의 승패가 많이 좌우 되는지라 무엇보다도 초보들에게는 리듬 게임 적응에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테니 애시당초 실력을 쌓는 것도 어려운 상황에서 온라인 대전을 하는 경우, 그런 기본적인 실력차 때문에 대전 중에 어떤 역전의 여지나 승패의 긴장감을 얻는다는 것이 상대적으로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대전 게임은 심지어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겠구나 하는 학습이나 연구 같은 것을 할 수라도 있지 리듬 게임은 승리를 위해선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냥 정확히 누르는 것.
뭐랄까 이른바 '자신과의 싸움을 하는 게임'을 대책 없이 온라인으로 옮겼으니 그렇다고 하면 비약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이번 스테이지에서 이긴 상대가 다음 스테이지에서 플레이 도중 느닷없이 설사가 마려워 잠시 화장실로 뛰쳐 가거나 하지 않는 이상 져줄 것이라 기대하기 힘들다는 면에서 차이가 있다. 패배수는 누적되고 자신의 전적과 승률을 프로필에서 확인하면 민망하기 짝이 없을터. 그냥 가볍게 접는 것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

이제 승자들만 남은 서버에서는?
간혹 신규 유저가 들어왔다 해도 기존 유저들이 하고 있는 곡들의 플레이 레벨, 그러니까 레벨1, 2를 골라줬으면 하는데 11, 12를 고르면서 놀고 있는 것을 보고서 질려 떠나가고 마니 자라나는 신규 유저들은 가볍게 GG.
승자들 속에서도 이기는 사람은 계속 이기고 지는 사람이 계속 지는 패턴이... 나타나게 되어버린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서도 지는 축에 속하는 집단은 가볍게 접...는다. 이 패턴이 반복된다.
이 세계에 홀로 남은 천재 소녀는 어라라 아무도 안들어오네 와하하 그럼 이제 내가 짱이군! 이제 은퇴해도 되겠지!! 라고 외치고 함께 살 로봇을 만드..는게 아니라 접을 수 밖에 없... 게 된다. (랄까 홀로 남을 지경까지 갈 정도로까진 운영 업체 측이 기다려주지 않지-_- ... )
어쨌든 서비스 종료를 알리는 서버에는, 그리고 아무도 남지 않게 된다.
결국 먼 훗날 간혹 동영상 같은 것으로나마 한 오징어 소년의 굇수 플레이라는 제목으로 사람들 사이에 전설로 남게 되고, 저런거 깨는 넘은 ㅂㅌ라서 깨나여? 밥만 먹고 저것만 쳐 하나여, 저딴 겜만 쳐하는 넘은 자기 부모도... 식의 악성댓글만 주렁주렁 달리는 걸 보며 슬퍼하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 할거라고 망상해보니 흠 좀 무섭구나.

어떤 온라인 리듬 게임의 경우 테트리스 마냥 아이템 전(..)의 요소를 도입하는 것으로 해결하려 했지만 ... 그거 ... 당하는 입장에서는 너무 뜬금 없는 아이템들이 많아서 좀 심하게 짜증나요. 원래 지고 있는 뉴비가 당하면 아예 대책 없기도 하고. 이기고 있는 애는 그런거 당해도 노트들을 외웠는지 잘만 치더라능. - ㅅ-

그런 의미에서 오디 모 게임처럼 난이도를 떨구면 만사 해결...이라 생각해보려 해도, 난이도가 낮으니까 여자애들이 몰렸고 그래서 뜨게 된거야 그런걸거야 ... 라고만 생각하는 것도 또 찜찜하니 낸들 어쩔라미.
풋잡으로도 할 수 있소 라고 선전했던 한 리듬 게임의 애매한 처지는 다들 잘 알고 있는 상황이고...

퀄리티가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는 곡들을 간편하게 다운로드/설치해 플레이할 수 있다, 전국에 있는 사람들 속에서의 자신의 수준 파악, 외에는 '온라인 리듬 게임'  에서만 즐길 수 있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온라인 리듬 게임'을 지금으로서는 딱히 찾기 어렵다는 것이 좀 아쉬울 따름이다.


물론, 주제도 모르고 까불기는, 그럼 네가 만들어보시지? 같은 종류의 말씀을 하시면 슬프구요. -.-
그런거 만들 줄 알면 제가 이러고 살겠냐능.


아무튼 이렇게 오늘도 뻘글로 상쾌한 오전을 마무리 .. .. ...  ㅠㅠ

by nvu | 2008/02/27 11:51 | 트랙백 | 덧글(6)

2008 D6 rub-y!

네, 오늘이 바로 연말정산 두번째 시간이빈다. 오늘은 엔뷰가 진행하던 개인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져 ... ㅇㅇ
네, 그래도 어쩐지 프로그래머이긴 했던 모양이거덩여... ㅇㅇ;;;


상당히 지지부진하게 만들어지고 있었던 개인 프로젝트, BMS 플레이어 rub-y!가 그럭저럭 본 궤도에 올라와 쓸만한 녀석으로 다듬어진, 그런 한해였다.

작년에는 D3D7 기반으로 만들어지던 것을 640x480 해상도에서 800x600 해상도로 느닷없이 올리느라 시간을 다 써버렸는데;
올해에는 일부 PC들에서 D3D7의 컬러키 기능이 먹질 않아서 홧김에 D3D9 기반으로 처음부터 라이브러리 전체를 다시 만들고,
또 얼마 전에는 렌더링 부분도 다시 갈아 엎고,
얼마전에는 BMS 목록 관리에 SQLite를 가져다 붙이는 등(-_-) 이런저런 삽질에 삽질을 거듭한 상태.

어쨌든 처음 만들어보자 하고 삽을 뜬 것이 2003년 1월(가장 오래 전에 변경된 파일 날짜가 그거긴 한데 확신은 서지 않음ㅇㅇ;)인데 아직도 붙잡고 있다니 지겹지도 않나... 내지는, 아직도 붙잡고'는' 있다니, 오오 내자신의 인내력은 참 킹왕짱인듯...이라고 해야할지, 아니 자기가 무슨 파이브스타스토리 쓰는 나가노 마모루인지 알고 있나 언제 다 만들래 ㅅㅂㄹㅁ 싶다고 해야할지(...) 이런저런 만감이 교차하는데.

프리랜서를 가장한 날백수 시절이었던지라 베이스 스킨을 직접 만들고 나서 나중에 그 스킨에 맞게 그래픽을 부탁했던 리듬잇과는 달리, 직접 이것저것 다 챙기기에는 아무리 봐도 무리였던지라 rub-y!는 처음부터 그래픽 작업을 다른 분과 함께해서 작업.
이 작업을 함께 해주신 분이 바로 nt02님. 굉장히 많은 고생을 하셨는데;;
아무래도 1인 제작과는 달리 성격이나 지향점이 다른 두 사람이 함께 제작하다보니;
의도상 일치하지 않는 부분들이 의외로 있었다랄까.
이를테면 특정 오브젝트를 가리키는 표현이 서로 다르다든가 하는 것부터.
설명을 나름 잘한다고 했는데 에엥이다 싶은 결과물이 돌아왔다거나
아직 갈길이 먼데 서로 초울트라 스펙타클한 기능을 망상하면서 놀고 있다거나(...)
그리고 내가 의도하고 있던 화려함도 좋지만 솔리드한 느낌 유지가 우선 이라는 것과
nt02님이 지향하고 있던 화려함을 강조한 디자인은 아무래도 양립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인지라
이러한 느낌을 서로 적절하게 조율한다는건 의외로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런 리테이크 요청을 꿋꿋하게 받아 넘겨주신 nt02님은 과연 대인배. ㅠㅠ
저 보기 싫어서 저 차단 거신거죠? 그래서 메신저에서 안보이시는거죠? (농담-_-;)

다시 소스 이야기로 돌아와서 아무튼 이 정도면 꽤 많은 양을 두드렸구나 싶어서 통계를 내보니 기껏 소스 코드 용량 1.2MB. 5년동안 하루에 스페이스랑 탭 포함해서 영자 690자 두드리고 IDE 닫았...다는 통계가 나와 버리니 어쩐지 암울...하지만-ㅅ-;;
델파이나 VB스크립트만 만져서 녹스는 듯한 C++ 같은 쪽에 대한 감각도 계속 유지한다는 차원에서 그런 삽질이 시간낭비였다거나, 하는 종류의 생각은 들지 않아서 다행인듯 하다.

그러나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던 소스 코드의 스파게티 화는 대략 답이 없음.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물으셔도 드릴 말씀이 없어요ㅠㅠ
설계 같은걸 안하고 닥치고 코딩이니까 그렇겠지만 그래도 BMS플레이어 처음 짜보는 것도 아닌데ㅠㅠ

BEMANI 10주년은 BM98 즉 'BMS계의 10주년'이기도 하다. 이래저래 의미 깊은 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여튼 2008년에도, '어디까지나 취미니까' 하는 자기 위안으로 꾸준히 게속 만들어 볼 계획.
여전히 시도해보고 싶은 기능이나 아이디어 같은 것도 많이 남아 있고.

by nvu | 2007/12/26 17:57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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